2022년 회고
시간은 언제나 총알같이 지나가고 항상 그 자리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만족스럽지 못하고 아쉬움이 남기 때문에 회고를 하게 되나보다. 짧게나마 2022년을 돌아보고 2023년 계획을 세워보자.
Kernel Development in 2022
한동안 슬랩 서브시스템쪽 패치들을 리뷰하다보니 슬랩에 왠만큼은 익숙해졌다. 올해는 슬랩 서브시스템에서 리뷰어로 활동을 시작했고, 시간을 내서 패치 리뷰, 테스트, bugfix, 리팩토링을 했다.
되돌아 생각해보면 슬랩이 다른 서브시스템과 많이 얽혀있지 않아서 처음에 시작하기가 더 수월했다. 그래서 분야를 더 넓히고 싶어서 올해 목표 중 하나가 슬랩 바깥의 메모리 관리 서브시스템에 익숙해지는 것이었고, 많이 부족하지만 블로그에 정리하면서 어느 정도는 달성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 글로 정리하면서 느끼지만 요즘 커널은 진짜 복잡해서 히스토리를 천천히 따라가는 것 외에는 지름길이 없다.
IAMROOT 커널 스터디
올해 5월부터 IAMROOT 커널 스터디를 시작했다. 사실 작년에도 해보고 싶었는데 훈련소 가느라 신청도 못했다. 이제 매주 토요일 3시부터 10시까지 커널 코드를 같이 분석하고, 커널에 관해 이야기할 동료 분들이 생겼다. 다들 뛰어난 분들이셔서 배울 점이 많다. 혼자 공부할 때보다 속도가 빠른 건 아니지만, 혼자 공부할 때 놓칠 법한 부분을 짚을 수 있고, 잘 모르겠는 부분을 같이 토론하고, 공부하기 귀찮은 날에도 같이 공부할 사람들이 있어서 빠지지 않고 하게 된다.
내게 커널 스터디는 기대와 걱정이 반반이다. 스터디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이 함께 배우는 자리이기 때문에 너무 대중적이지 않은 (?) 토픽은 다루기 어렵고, 서로 다른 목적을 갖는 상황에서 명확한 흐름을 갖고 진행되기가 쉽지않겠다는 걱정이다. 스터디가 좋은 쪽으로 흘러가든 아니든 우리가 만들어가는 거기 때문에 앞으로 잘 해보는 수밖에.
제 7회 한국 리눅스 커널 개발자 모임
운이 좋게도 제 7회 한국 리눅스 커널 개발자 모임에서 발표를 하게 되었다. 내가 사람들 앞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고민하다가, 작년에 처음 커널 개발을 시작할 때 했던 고민들을 발표로 풀어내기로 했다. 나만 그런 고민을 한 건 아니었나보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좋은 반응을 주어서 나도 즐거웠고,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좋은 기회였어서 기억에 많이 남았다. 내년에도 신청해볼 생각이다.
2023년 목표
이제 내년에 하고 싶은 것들을 적어보자. 몸이 하나라 내년에 다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ㅎㅎ 그래도 사람이 목표가 있어야 생산적이게 되는 법이다.
전역 & 대학교 복학
나는 학교가 좋다. 사실 입대 했을 때부터 너무 학교에 가고 싶었다. 오는 3월에 전역하면 좋든 싫든 학교로 돌아간다. 학교에 돌아가면 후회가 없도록 많이 배우고 싶다. 난 사실 수업을 열심히 듣는 편은 아니지만, 대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언제든 질문할 수 있는 교수님, 그런 환경 자체가 좋다. 나중에 가서 "학교에서 이런걸 배웠어야 했는데"하는 후회는 안 하고싶다. 그리고 나는 대학원에 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나중에 지장이 안 가도록 학점도 관리해야겠다.
memory management 분야에서 전문성 쌓기
2022년처럼 계속 mm 분야를 파서, 올해에는 mm 내에서 내가 리뷰할 수 있는 서브시스템의 분야를 넓혀보고 싶다. 분야가 방대해서 올해만으로는 부족하겠지만 말이다.
가상화 기술 배우기
어쩌다보니 가상화 기술(Hypervisor or Virtual Machine Monitor)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USCD에 괜찮은 강의 일정이 있어서 커리큘럼을 따라가면서 배워보려고 한다. mm이 프로세스에게 주소 공간을 혼자 쓰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처럼, VMM은 VM이 physical machine을 혼자 쓰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고 VM에게 필요한 자원들을 관리한다. mm 만큼이나 재미있어 보인다.
Google Summer of Code
구글에서는 organization과 student를 매칭해주어 학생들이 오픈소스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GSoC를 매년 개최한다. 커널 관련 프로젝트가 있으면 좋겠지만, 없더라도 재미있어 보이는 프로젝트에 도전해보고 싶다.
영어 회화
최근에 영어권 개발자 분들이랑 줌 미팅을 하다가 나의 저질스러운 회화 실력이 들통나서 부리나케 영어 회화 연습을 시작하게 되었다. 마침 군대 동기중에 유학을 하다 온 친구가 있어서 간간이 회화 연습을 하고 있다. 언젠가 해외로 나가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비자는 어떡하지 :P) 영어는 계속 배울 생각이다. 네티이브 스피커처럼 말하고 싶은데, 평소에 영어로 말할 일이 잘 없어서 전역하면 전화 영어라도 해봐야겠다.
영향력이 있는 개발자가 되고싶다
이건 내년 목표는 아니지만 (-ㅅ-) 나는 나의 분야에서 기술로서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싶다. 그러려면 기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잘 알아야하고, 거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하나씩 채워나가면서 준비해보자. 2023년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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