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회고
전역과 복학
2023년 3월, 드디어 군생활이 끝나고 3학년으로 복학했다. 전역신고를 하자마자 정신없이 학교로 달려가서 10시 수업을 들은 게 아직도 생생하다. 오랜만에 학교에 돌아오니 너무 반가웠다. 공부도 많이 하고 사람도 많이 만났던 것 같다. 1학기는 과제와 시험의 연속으로 정말 정신없이 흘러갔다.
LSFMM 2023 & OSSNA 2023 참여
정말 꿈 같은 일주일 이었다. 감사하게도 LSFMMBPF Summit 2023에 초대되어서 Linux Foundation의 travel funding을 받고 컨퍼런스에 다녀왔다. OSSNA 2023도 같은 건물에서 진행해서 겸사겸사 다녀왔다. LSFMMBPF은 파일시스템, MM, BPF 서브시스템의 문제점과 향후 개발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다. 나는 발표를 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어떤 주제를 고민하는지 듣고 질문을 많이 하고 왔고 매우 유익했다. (생각보다 CXL 관련 세션이 되게 많았다.) 행사가 끝나고 펍에서 대화하는 것도 좋았다. 이메일로만 대화하다가 실제로 만나니 너무 반갑고 또 재미있었다.
리눅스 커널 기여
기여에 있어서 정량적인 수치가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회고하는 김에 되돌아보자. 올해는 (아직 머지되지 않은 것은 제외하고) 약 5개의 패치를 업스트림에 기여, 43개의 패치를 리뷰, 34개의 패치를 테스트, 6개의 버그를 리포트했다.
kerneltesting.org
여름방학에 시작한 커널 CI 사이드 프로젝트다. 원래는 성능 지표 수집을 자동화 하려고 만들었는데, 아직 거기까지는 구축하지 않았다. 대신 커널 빌드와 테스트를 자동으로 실행한다. Jenkins를 사용해서 여러 config의 조합으로 커널을 빌드하고, 그걸 LAVA로 제출하면 테스트 케이스를 실행한다. 이렇게 자동화를 해서 linux-next에서 약 3-4개 정도의 커널 버그를 정식 릴리즈 전에 발견했다. 테스트는 MM 위주로 다양한 config와 테스트 케이스를 실행한다. 내년에는 시간을 좀 더 투자해서 성능 지표 수집까지 자동화를 해야겠다. (전기세는 조금 걱정되지만...)
학기제 인턴십
2학기는 한 학기동안 학점을 받으면서 기업에서 인턴십을 했다. 인턴십 주제는 QEMU가 CXL 디바이스를 어떻게 에뮬레이션 하는지 구현을 분석하는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관련 지식이 많이 부족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풀타임으로 공부하다 보니 어찌저찌 계획대로 진행이 됐다. 3개월 반동안 가상화 기술과 QEMU, PCIe, CXL, ACPI 등 잘 모르던 기술들을 정말 많이 배웠다. 기술을 배운 것도 좋았지만 전혀 알지 못하는 분야를 도전하는 것이 매우 값진 경험이었다. CXL 디바이스 에뮬레이션이나 디바이스 드라이버도 어느 정도 볼 수 있게 되어서 기여를 하면 좋을텐데, 시간을 얼마나 투자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Open Up 오픈 프런티어와 공개 SW 페스티벌
올해는 (이전에 KOSSLab이었던) 오픈 프런티어로 활동을 시작했다. 하는 일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고, 오픈소스 컨트리뷰션과 오픈소스 확산활동을 하게 되었다. 12월에는 공개SW 페스티벌에서 "리눅스와 개발자 성장"이라는 주제의 패널토크에 참여했다
아쉬운 점
일정이 맞지 않아 하고 싶었던 GSoC를 하지 못한 것, 블로그 포스팅을 많이 못한 것, 또 여름 방학에는 벌린 일이 너무 많아서 몇 가지 일을 끝까지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리고 이건 올해의 아쉬운 점은 아니지만 memory management 서브시스템을 풀타임으로 보고 기여하고 싶은데, 여가 시간을 쪼개서 보다보니 아쉬웠다.
2024년
memory management is still in my heart
나에게 여전히 MM은 즐겁고, 흥미롭고, 복잡하다. 올해는 버디 할당자, anon_vma, zsmalloc 정도만 분석했다. 생각보다 1, 2학기에는 많이 분석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reclamation, compaction, migration과 memory hotplug를 조금 더 보고 싶은데, 하나 하나가 묵직한 서브시스템이라 얼마나 걸릴지는 모른다. 그래도 해봐야지. 분야를 더 넓혀보자.
규칙적인 운동
나는 원래 운동을 잘 하지 않았다. 이번 여름방학에 친구가 매일매일 학교 헬스장에 끌고가서 운동하는 습관이 조금은 생겼다. 엔지니어로 롱런하려면 운동도 꾸준히 해야지. 많이는 아니고 주 2회 정도만 꾸준히 하려고 한다.
연구
나는 랩에 속하지 않다보니 지금까지 관심있는 논문들만 읽어왔다. 졸업 전에는 개인 연구를 좀 해보려 한다. 연구를 많이 안해봐서 주제 선정부터 선행 연구 조사, 실험과 데이터 수집까지 모든 게 쉽지 않다. 운영체제나 MM 연구를 하면 좋겠지만 당장 석박사 스케일의 문제를 풀 수는 없어서 분야에 관계 없이 작고 귀여운 문제들을 풀고싶다. 생각해둔 주제는 있으니 차근차근 진행해봐야지.
졸업과 취업
드디어 내년이면 대학교 생활도 끝난다. 졸업하는 것도 나이먹는 것도 반갑지만은 않지만 어쩌겠나. 그래도 올해를 되돌아보면 졸업하지 않아서 하지 못한 것이 많았다. 2024년의 최우선 목표는 무사히 졸업하는 거다. 대학원 진학 생각이 있지만, 졸업 후에는 우선 취업을 할 계획이다. 몇년 정도 경험을 쌓고 대학원에 진학하려 한다. 나는 산업에서 연구를 하고 싶은 거지 대학원에 가고 싶은 건 아닌데, 아이러니하게도 회사에서 연구하려면 대학원에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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