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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생각

퍼듀 Visiting Scholar (K-SW 스퀘어) 기록 - 미국 생활편

by hyeyoo 2024. 2. 28.
※ 이 블로그의 글은 글쓴이가 공부하면서 정리하여 쓴 글입니다.
※ 최대한 내용을 검토하면서 글을 쓰지만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만약 틀린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2024/01/04, 인청공항 -> 시카고 오헤어 공항

오랜만에 기술이 아닌 일상을 주제로 글을 쓴다. 올해 2024년 1-2월은 미국 퍼듀 대학교에서 Visiting Scholar로 퍼듀 및 한국인 학생들과 컴파일러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정확한 프로그램 명은 IITP 주관 2024 K-SW 스퀘어 겨울 프로그램이다. 매년 봄 (4개월), 가을 (4개월), 겨울(2개월) 프로그램이 있고 서류 지원과 면접에서 붙으면 정해진 기간동안, 퍼듀 대학교 M2M Lab 교수님 (Prof. Matson, Prof. Smith), 퍼듀 및 한국인 학생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미국 비자 관련 주의 사항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는 비자 관련 주의사항을 가장 먼저 알아보자.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이 없다면, K-SW 스퀘어 프로그램에 참여할때 J-1 비자를 받고 공식적으로  퍼듀대학교의 Visiting Scholar 신분으로 활동한다 (퍼듀 학생증도 나온다). K-SW 스퀘어 프로그램은 한국 정부 기관의 (IITP) 펀딩을 받기 때문에 받는 경우 J-1 비자가 끝난 후 2년간 본국에 거주해야 한다. (이 사실은 미국 입국 후 DS-2019 서류에서 확인할 수 있다.) J-1 비자는 H1B와 달리 미국으로의 이민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비자인데, 귀국 후 본국에서 2년동안 거주한 후에야  H1B와 같이 이민을 목적으로 하는 비자로 전환할 수 있다. (ESTA로 무비자 여행을 하거나, J-1으로 다른 인턴을 하는 건 괜찮다.) 이러한 212(e) requirement의 적용을 받지 않으려면 J-1 waiver를 받아야 한다.

첫 적응의 시간, 프로젝트 선정과 팀 빌딩

첫 1-2주는 짐 정리, 장보기, 캠퍼스 탐방, 자기소개, 팀 빌딩 등 정신없이 흘러간다. 새로운 음식, 언어, 환경, 심지어 물 맛까지도 달라서 처음에는 새로운 환경이 낯설다 (물론 대부분 며칠 지나면 잘 적응한다). 하지만 첫 2주 동안 가장 어려운건 음식이나 언어보다는 프로젝트 선정과 팀 빌딩이다. 어떤 주제로 프로젝트를 해야할지, 이 주제가 정말 좋은 주제인지, 또 누구랑 프로젝트를 해야하는지가 어쩔 수 없이 사람을 예민하게 만든다.

나는 운이 좋게도 나는 전부터 개인적으로 하고싶었던 주제(메모리 누수 관련)를 이번에 팀원들과 진행하게 되었다. 물론 처음에는 교수님과 전공 분야(IoT, Wireless Network, Robotics)가 달라서 많이 걱정했다. 하지만 지금 되돌아 보면 (물론 대학원에서는 전혀 다를 수 있다) 그 사실이 그렇게까지 중요하지는 않았다. 교수님은 프로젝트에 관해서 다양한 조언을 주시지만, 의사결정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건 온전히 학생들이 해야하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이야기도 할 게 많지만 다음 글로 조금 미루고, 생활 이야기를 해보자. 일과 학업도 중요하지만 문화 교류도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숙소 (Lark West Lafayette)

Lark West Lafayette

생활은 4명이서 각자 화장실과 방을 하나씩 사용하고, 거실과 부엌을 공유한다. 숙소의 이름은 Lark West Lafayette 이다. 라크에는 퍼듀 학생들이 많이 살아서 캠퍼스로 가는 21A Lark & Alright 버스를 운영한다. 이 버스는 라크 열쇠를 보여주면 탑승할 수 있는데, 6시 30분 이후에는 버스가 끊긴다는 단점이 있다. 21A 말고 (라크에서 운영하지 않는) CityBus는 PUID를 보여주면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저녁에 버스가 끊기면 (~9시 즈음까지) 21A 대신 10번 버스를 타도 집에 갈 수 있는데, 조금 더 걸어야 한다. 9시보다 늦게 집에 가면 Uber나 Lyft를 탄다.

오피스

출근은 캠퍼스 내에 K-SW 스퀘어 빌딩으로 한다. 물에 들어가려면 학생증 (PUID)을 찍어야 한다. 건물은 아마도 예전에 교회 건물로 쓰이던 것을 사용하는듯 하다. 업무 시간은 09:00am ~ 05:00pm이다. 교수님께 말씀을 드리면 업무 시간 중에도 퍼듀 수업을 청강하거나, 유학생을 위한 PLaCE 수업을 수강할 수 있다.

K-SW Square 건물 앞에서 단체샷 (좌), 오피스 출근에 필요한 PUID 학생증 (우)

식생활

우선 미국의 물가는... 엄청났다. 한국에서도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미국에선 밖에서 뭔가를 먹으면 2만원은 가볍게 나왔다. 외식이 비싼 대신 마트에서 재료를 사는게 생각보다 저렴하다. 특히 고기... 소고기가 싸서 많이 먹었다. 돼지고기도 팔기는 하는데, 일반적인 마트에서는 손질된 삼겹살이나 목살을 팔지 않아서 소고기를 많이 먹게 된다. 집에서는 대체로 파스타, 스테이크, 스튜를 많이 해먹었던것 같다. 특히 K-SW 스퀘어 프로그램에 장보는 게 (인당 $70 지원, 격주) 포함되어 있어서 외식을 많이 안 하면 돈을 아낄 수 있다. (물론 기념품 많이 사고 밖에서 많이 사먹으면 돈은 여전히 많이 든다)

음주 생활

술도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맥주나 버번 위스키 같은 경우 주류 관세가 붙지 않아서 한국에서보다 훨씬 저렴하게 마실 수 있다. 집에 와서 술을 마시면서 코딩하는 그 감성이란... 한국에 돌아가면 술이 비싸져서 조금 슬플 것 같다. 아, 대신 미국에서 소주는 $10 ~ $15 정도로 상대적으로 비싸다. 왜 별로 숙성시키지도 않는 소주를 그 가격에 파는지는 잘 모르겠다 (...)

특이했던 점은 주류 문화다. 한국에서 술을 마실 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미국에 가보니 술에 관해 상대적으로 엄격한 분위기였다. 우선 만 21세부터 술을 마실 수 있고, 주마다 다르지만 술을 팔 수 있는 시간이 법적으로 정해져있다. 밖에서 술을 보이게 들고다니거나 마시는 것도 불법이다. 가장 당황했던건 4명이서 마트에 갔는데, 한 명이 여권을 들고오지 않아서 구매를 거부당한 경험이었다.

기억에 남았던 곳

퍼듀 생활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단체로 NBA 경기를 보러 가기 전에 들렀던 Harry & Izzy's 라는 오래된 American Grill다. 나는 여기에 오기 전까지는 미국에 왔다는 실감이 별로 나지 않았는데 (West Lafayette은 정말 시골이다...) 음식도 정말 맛있었지만 분위기가 정말 영화에 나올법한 서양 느낌이 물씬 나서 기억에 남았다.

퍼듀 내 동아리/모임, 행사들

퍼듀에는 다양한 동아리행사가 있다. 지내는 기간이 아쉽지 않도록 여러 행사와 모임에 참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퍼듀 한인회 (PKA: Purdue Korean Association)

퍼듀 대학교에는 한국인 유학생이 생각보다 많고, 퍼듀 한인회 (website, instagram)도 규모가 크다. 정기적으로 모임과 행사를 개최하니 장기간 유학생으로 퍼듀에 머물게 된다면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는듯 하다. 나는 퍼듀에서 오래 머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유학 중이던 한국인 분들을 많이 만났다.

PLUG (Purdue Linux User Group)

PLUG는 퍼듀의 리눅스 사용자 모임(website)이고 매주 목요일에 2시간 동안 미팅을 한다. 정해진 주제로 토론하는 건 아니고, 리눅스를 사용하는 것을 주제로 편하게 이야기한다. PLUG에는 엄청나게 nerdy/geek한, 열정이 넘치는 리눅스 유저 친구들이 있었다. 모임에 참여하고 나서 나는 리눅스 사용자로써의 경험보다는 커널의 동작에 더 관심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나에게는 리눅스의 audio system이나 window manager를 주제로 2시간 동안 떠들 만큼의 관심은 아직 부족했다. 하하.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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